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유월의 언덕

유소솔 2022. 6. 1. 00:08

 

        유월의 언덕

                            - 노천명(1911~1957)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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