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처럼 2

늦가을 감나무는

점점 추운 날씨에 두툼한 속옷을 껴입고 바깥옷도 두터운 털잠바 입었어요 나는 여름에 푸르던 옷들이 가을에 알록달록 고운 옷차림인데 하나둘 바람에 벗어 날리고 있어요 감나무는 이제 눈보라가 쏟아지는 겨울이 곧 오는데 왜 나무는 자꾸 옷을 벗을까요? 바보처럼 한 달 전 빨간 감 잔뜩 열러 우리 마을 잔치하게 한 착하고 고운 감나무인데 겨울에 얼어 죽으면 어쩌죠? 우리 집 강아지처럼 헌 옷으로 감아주고 싶은데 안 될까요?

동시 2021.11.26

아까맹그로

장마 비가 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아침부터 한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사람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났습니다. 들이나 밭에서 사는 농작물들은 오랜만에 뜨거운 태양 볕을 받자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지개를 활짝 켜면서 열심히 키를 키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엄마, 더워서 못 살겠어요.” 기산봉 기슭 선희네 고구마 밭에 사는 꼬마 강아지풀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소리에, 밭고랑 아래 고추밭에 사는 형 강아지풀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막내야, 이 고추밭으로 와라. 우리 키 크는 운동을 함께 하자.‘’ 고추밭에는 강아지풀 5형제가 살면서, 날마다 몸을 움찔움찔 키웠습니다. 그래서 몸이 통통해졌고 키도 제법 커졌습니다. 고추나무처럼 키 키우는 게 소원이지만 아직 어림없습니다. ..

동화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