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론 남금희(문학세계 등단) 배추는 소금에 절인다 숨죽어 물 빠지면 김치를 담근다 뻣뻣한 삶의 고비마다 간을 친다 쑥과 마늘로 견디던 곰처럼 가슴 시린 동굴 요란한 소낙비는 피하지 말고 죽어야 사는 부드러운 배추를 생각하는 밤 창밖이 희끄무레하다. 시 202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