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론

유소솔 2023. 11. 6. 00:00

 

                                       남금희(문학세계 등단)

 

배추는 소금에 절인다

숨죽어 물 빠지면

김치를 담근다

 

뻣뻣한 삶의 고비마다

간을 친다

쑥과 마늘로 견디던 곰처럼

가슴 시린 동굴

 

요란한 소낙비는 피하지 말고

죽어야 사는

부드러운 배추를 생각하는 밤

창밖이 희끄무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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