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의 기도 - 6.25의 날에

유소솔 2025. 6. 25. 00:00

 

                                   

                                                                - 이원용(시인)

 

서울을 떠나 원산으로 달리던 철마 한 조각이

기적소리 숨을 멈추고 원정리역 눈물의 플랫폼에 서서

저 멀리 포화에 벗겨진 백마고지

침략자들의 모략지 노동당사

쳐다보며 서 있네.

 

반나절 걸어 오르던 산등성이에 쳐 놓은

삼팔선 철조망이 길을 막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분단선

이 서린 고갯길이 되어

민주품속에서 숨을 멈추고 기다리고

 

아직도 저 이름 모를 고지에는

포성에 눈과 귀가 멀어

고향 가는 길을 잃은 목숨들이 흐느끼는데

이념의 손길이 그려 놓은 철조망 앞에

총소리는 멈추었지만

가시보다 더 날카로운 눈초리들이 남녘을 내려다보네.

 

하늘이시여

녹슨 철마에게 기적목소리를 가르치시어

달려가던 습성이 살아나게 하시고

하늘을 오고가는 저 들에게

평화씨앗 물어다 북녘에 뿌리게 하소서.

민족이 서린 저 분단선을 지워주소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가 바람에게  (21) 2025.06.26
그대 빈손에 이 작은 풀꽃을  (27) 2025.06.16
노을  (14) 2025.06.14
좋은 때  (28) 2025.06.09
나의 사랑하는 나라  (35)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