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초 명칼럼- ‘먼 미래’

유소솔 2025. 9. 15. 00:00

 

                                                   이어령교수(1934-2022)

 

어제’는 과거

오늘’은 현재

그리고 ‘내일’미래를 뜻하는 말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순수한 우리 토박이 말인데

웬일인지 ’내일‘만은 올 래(來) 날 일(日)의 한자입니다.

분명 ‘내일’을 뜻하는 우리말이 있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그 말을 잃고 살아 온 것입니다.

 

고려 때의 ‘계림유사’를 보세요.

우리말의 발음을 이두처럼 한자음처럼 병기한 것에 분명

어제는 ‘흘제’, 오늘은 ‘오날’, 내일은 ‘할제’로 되어 있습니다.

 

어제오늘의 우리말은 지켜왔는데

어째서 내일을 뜻하는 말은 잃어버리고 말았을까요

우리 민족 내일을 잃어버린 것 같아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내일보다 더 먼

모레’라는 말, ‘글피’라는 말

그리고 그보다 더 먼 ‘그글피’라는 말까지 있잖아요.

 

중국말, 일본말에도 그글피라는 말은 없어요.

그래요, ‘내일’은 없어도 ‘모레’는 있는 민족

 

그래서 지금 백년의 압제가, 천 년의 가난

그리고 몇 년 동안의 방황기적씨앗처럼

번영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내일보다 먼 모레를 위해서

지금 품 안의 아이들을 놓치지 말아요.

 

나라 말에는 없는

그글피가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