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교수(1934-2022)
‘어제’는 과거
‘오늘’은 현재
그리고 ‘내일’은 미래를 뜻하는 말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순수한 우리 토박이 말인데
웬일인지 ’내일‘만은 올 래(來) 날 일(日)의 한자입니다.
분명 ‘내일’을 뜻하는 우리말이 있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그 말을 잃고 살아 온 것입니다.
고려 때의 ‘계림유사’를 보세요.
우리말의 발음을 이두처럼 한자음처럼 병기한 것에 분명
어제는 ‘흘제’, 오늘은 ‘오날’, 내일은 ‘할제’로 되어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우리말은 지켜왔는데
어째서 내일을 뜻하는 말은 잃어버리고 말았을까요
우리 민족이 내일을 잃어버린 것 같아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내일보다 더 먼
‘모레’라는 말, ‘글피’라는 말
그리고 그보다 더 먼 ‘그글피’라는 말까지 있잖아요.
중국말, 일본말에도 그글피라는 말은 없어요.
그래요, ‘내일’은 없어도 ‘모레’는 있는 민족
그래서 지금 백년의 압제가, 천 년의 가난이
그리고 몇 년 동안의 방황이 기적의 씨앗처럼
번영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내일보다 먼 모레를 위해서
지금 품 안의 아이들을 놓치지 말아요.
남의 나라 말에는 없는
그글피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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