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초 명칼럼- '콩 세 알'

유소솔 2025. 9. 1. 00:00

 

 

                                                      이어령 교수(1934-2022)

 

할아버지손자

에서 을 심고 있었습니다.

손자구멍을 내면

할아버지콩 세 알을 넣고

을 덮었습니다.

 

손자가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구멍 하나에 콩 한 알만 심으면 되지

  왜 세 알씩 넣으세요?“

할아버지는 구슬땀을 씻으며 허허 웃으십니다.

 

“그래야, 하늘에 나는 가 한 알을 먹고

땅에 사는 벌레가 한 알 먹고

나머지 한 알이 자라면 사람이 먹는 거란다.“

 

맞아요.

그렇게 굶주리고 가 고픈데도

하나를 따지 않고 남겨두는 까치밥,

밭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곁두리를 먹기 전에 음식을 던지는 고수레의 풍습.

 

콩 세 알을 뿌리는 이 마음

옛 조상들은 삼재사상(三才思想)이라고 불렀습니다.

(天),(地), (人)

하늘, , 사람세 힘이 한데 어울려 사는 세상.

 

할아버지,

콩 한 알이 아니라 콩 세 알이지요?

농약을 뿌려

사람 혼자 먹는 농사가 아니었던 시절

 

할아버지손자

하늘을 보고 을 보고 크게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