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점기 1920~30년대 어린이운동의 개척자 방정환(1899-1931) 선생의 일화다.
어느 날 그가 늦은 밤까지 책을 읽고 있었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복면한 강도가 불쑥 들어와 시퍼런 칼을 들이대며 말했다.
“꼼짝 말고 손들어!” 그러자 방 선생이 말했다.
“아니, 꼼짝 않고 어떻게 손을 든단 말이오?”
“그럼, 손들고 꼼짝 말아. 어서 돈을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
방 선생은 별로 놀라지 않고 책상서랍을 열고 390원을 내놓았다. 당시 큰 돈이었다.
“내가 가진 돈은 이것 뿐이니 가지고 가시오.”
도둑은 돈을 얼른 가로챈 후 도망가려고 돌아서자 방 선생이 말했다.
“여보시오. 돈을 주었는데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해야 할 것 아니오?”
그 말에 깜짝 놀란 강도가 갑자기 이런 욕을 퍼부었다. “그래, 고맙다. 이 ○○야!”
얼마 후 날이 밝자, 누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니 순경과 그 강도가 서 있었다.
순경이 방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이 선생님 댁에서 강도질했다고 하기에 확인하러 왔습니다.”
그 말에 방 선생이 차분하게 말했다.
“아, 이 사람 어젯밤에 우리 집에 왔었지요. 그런데 돈이 필요하다고 딱한 사정을 말하기에 내가 390원을 주었더니, 고맙다고 인사하고 갔습니다.”
순경은 놀라며 “이 사람이 분명히 선생님 댁에서 돈을 훔쳤다고 자백 했는데요?”
그러자 방 선생은 강도에게 말했다
“이 사람아, 내가 돈을 주니까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았소?” 하자, “예.”하고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서 순경을 향해 “돈을 훔쳐 가는 도둑이 고맙다고 인사하는 법이 어디 있소?”
순경은 할 수 없이 강도를 풀어 주고 돌아가자, 강도가 방 선생 앞에 돈을 내 놓으며 무릎 꿇었다.
“선생님, 용서해 주십시오.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하고 눈물을 흘렸다.
방 선생은 강도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일어나시오. 사람이 어렵다 보면 그럴 수 있는 것 아니오?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시오”하고 타일렀다.
그러자 강도가 방 선생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에게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자 방선생이 되물었다. “소원? 그래 무엇이요?”
“선생님 곁에서 평생 선생님을 섬기며 살게 해주십시오.”
“정 그렇게 원한다면 소원대로 합시다.”
그 후 강도는 방정환 선생이 작고할 때까지 집안일을 도와 착실하게 살았다 한다.
방 선생이 강도를 변화시킨 것은 사랑이었다.
빅톨 유고의 명작 '잔 발장'에서 배운 미리엘 신부님의 사랑이었다.
- '방정환 선생의 생애'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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