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 양귀비
어느 야산에서도
풀꽃은 눈에 뛰지만
꽃박람회에서는
눈에 띄는 꽃 쉽지 않다.
문득 내 시선이 머무는
고혹적인 새빨간 꽃
명찰에는 양귀비꽃
본 이름은 ‘양귀비 초草’
그의 이름 보고서야
꽃 생태의 흐름을 알고
내게서 미소가 사라진다.
유난히 고혹적인 미모로
당唐 현종玄宗을 사로잡아
나랏일 뒷전, 백성들의 아우성에
안록산 반란 일어나 나라 기울게 한
경국지색 죗값으로, 황제의 명으로
스스로 목매어 죽게 한 양귀비
그녀의 무덤에서 핀 꽃 앵초櫻草
씨에서 나오는 즙은 마약 아편阿片으로
먹는 자, 폐인 되어 죽어가는 독초毒草
이를 어쩌나, 미인이 독을 품으면
그래서일까
언제부터, 사람들은 양귀비꽃을
‘독毒 양귀비’라고 부르고
지각 있는 나라마다 독 양귀비 추방하니
나도 독 있는 존재일까?
날마다 반성한다.
날마다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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