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교수(1934-2022)
옷을 벗으려면 옷고름을 풀고,
원수와 다시 친해지려면
마음을 풀고, 원한을 풀고,
코가 막히면 코를 풀고,
맺히고, 뭉치고, 얽혀 있는
모든 것을 풀다가
나중에는 심심한 것까지 다시 풀어
심심풀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
한국인들입니다.
서양인들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어텐션(Attention)'의 차렷 자세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어려운 일을 하려면 마음부터 풉니다.
시험 치러가는 아이를 향해 엄마, 아빠가 말합니다.
“마음 푹 놓고 해!”
그러던 한국인들이
지금은 서로 멱살 잡고 분열과 갈등으로
스트레스 왕국이 되어가고 있지요.
서양인들의 힘이 긴장에서 나온다면
한국인들의 힘은 푸는 데서 나옵니다.
“풀어 버려!”
이 한마디가 분열과 갈등을
창조의 빛으로 바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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