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교수(1934-2022)
중국 말에는 ‘우리’라는 일인칭 복수형이 없지요.
그래서 ‘우리‘라고 할 때는
나를 뜻하는 ’오(吾)에 ‘등(等)’를 붙여 ‘오등(吾等)이라고 합니다.
삼일절 기미독립선언문에 나오는 “오등은 자에~”말이 그렇지요.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나를 의미하는 ‘와레‘를 겹쳐 ’와레와레‘라고 합니다.
영어로 하지면, 중국이나 일본인들은 ‘We'라는 말이 없지요.
그래요.
한국만이 영어의 ‘We'처럼 독립된 일인칭 복수를 갖고 있지요.
그러나 한국말의 ‘우리’는 영어의 ‘We'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말에는 ‘나’와 ‘우리’를 잘 구별하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 집’, ‘우리 학교’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나의 집(My home)', 나의 학교(My school)'라고 하지요.
그러니까 한국말로 ‘우리 학교’라고 할 때는
은연중에 ‘나의 학교’라는 뜻도 들어 있지요.
‘마이 스쿨’이라고 나의 개체만 내세우는 개인주의도 문제지만
‘아워 스쿨’처럼 집단만을 앞세우는 전체주의도 문제지요.
우리 집이면서도 내 집
우리나라면서 또한 내 나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 있으면서도
하나의 네트워크로 이어진 한국말의 ‘우리“
참 아름답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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