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1939~ )
소소한 얘길 소담하게 나누는 사람
귀중한 일을 사소하게 주고받는 사람
터놓고 말 놓고 너털웃음 웃는 사람
아침의 햇살을 눈물겹게 반기는 사람
달무리에 숨긴 별들을 건져 올리는 사람
들꽃 한 다발 담뿍 묶어 들이미는 사람
웃어젖힐 일엔 함께 허리 휘는 사람
눈물질 일에는 줄줄이 울어주는 사람
만날수록 담담하고 진솔하고 다정한 사람
대문 열어 놓고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
오가며 둘러앉아 밥과 별미를 권할 사람
절대로 고독하게 나를 내버려두지 않을 사람
그대가 어려울 때
단숨에 달려올 사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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