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느 한인교회 2

유소솔 2021. 8. 5. 23:46

     

          - 정 깃든 소소한 마음

 

목회하는 사위 찾은 여름 여행

교회당 옆 사택에서 지내며

새벽마다 나가는 교회 기도회

차 몰고 오는 6인 새벽성도들, 정겹다.

 

기도회 끝난 후 더 기도하다 나와

사택으로 가는 길 옆 우편함 밑 잔디에

가끔 눈에 띤 흰 비닐봉지 하나

궁금하지만 그냥 지나친다.

 

조금 후 딸이 가져 온 비닐봉지엔

배추 한 폭이 들어 있고

어느 날엔 양배추, 무, 깻잎, 도마도 등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채소들

 

40년 전, 이민 온 어느 할머니 권사가

조그만 집 텃밭 일궈 씨 뿌려 얻은 것들

목회자 가족과 함께 나누는 소소한 마음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정겨운 마음

 

60년 전 한국 농촌교회에서 흔히 있던 미담

오늘 한국의 농촌교회에서도 이미 사라진

꿈같은 얘기, 전설 같은 이야기가

미국 한 작은 한인교회에서 맛보는 이 감동!

 

환경도 문화도 크게 달라진 최첨단 지구촌

뜻 있는 성도가 사과 한 박스 택배로 보내는 시대

그러나 한국적 옛 신앙정서가 여기 살아있다니

놀라움이고 감사함이다.

 

은혜의 정이 깃든 이 작은 사건이여!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 따라 훨훨 날아

미국 전역으로, 전 세계로 날아가 번져

이 메마른 한국교회에도 역수출하기 기도한다.

 

     -내쉬빌 한인교회에서(2019.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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