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날의 일기

유소솔 2021. 8. 2. 23:51

 

 

아파트 관리실 통보 따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정전停電되던 날

 

103년 만에 찾아 온 무더위

에어컨, 수돗물, TV, 컴퓨터

모두 먹통이 되는 시간

 

함께 사는 아들 내외와 손녀

12년 만에 모처럼 미국 여행 

나는 외톨이

 

활짝 열린 창엔 바람 한 점 없고

땀이 나고 답답해 현관밖에 나왔으나

아뿔사, 엘리베이터도 중지

 

어두운 비상구 13층 계단 손잡이 잡고

조심히 내려가는데 갑자기 작은 빛 하나

동시에 세미한 음성 들린다.

 

- 전기 없으면 살 수 없는 인생아,

  하나님 은혜 아니면

  잠시도 살 수 없는 너!

 

“ 오, 주여, 임마누엘 오소서!”

 

난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온 몸에 땀과 눈물 흘리며

주님 찾고 있을 때

 

어느새 마음에 강물처럼 평화 임하고

이상스럽게 덥거나 답답치 않아

 

집으로 올라가 찬양으로 더위 이긴

감사한 하루의 日記를 쓴다.

 

         - 용인 집에서(2018. 0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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