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깃든 소소한 마음
목회하는 사위 찾은 여름 여행
교회당 옆 사택에서 지내며
새벽마다 나가는 교회 기도회
차 몰고 오는 6인 새벽성도들, 정겹다.
기도회 끝난 후 더 기도하다 나와
사택으로 가는 길 옆 우편함 밑 잔디에
가끔 눈에 띤 흰 비닐봉지 하나
궁금하지만 그냥 지나친다.
조금 후 딸이 가져 온 비닐봉지엔
배추 한 폭이 들어 있고
어느 날엔 양배추, 무, 깻잎, 도마도 등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채소들
40년 전, 이민 온 어느 할머니 권사가
조그만 집 텃밭 일궈 씨 뿌려 얻은 것들
목회자 가족과 함께 나누는 소소한 마음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정겨운 마음
60년 전 한국 농촌교회에서 흔히 있던 미담
오늘 한국의 농촌교회에서도 이미 사라진
꿈같은 얘기, 전설 같은 이야기가
미국 한 작은 한인교회에서 맛보는 이 감동!
환경도 문화도 크게 달라진 최첨단 지구촌
뜻 있는 성도가 사과 한 박스 택배로 보내는 시대
그러나 한국적 옛 신앙정서가 여기 살아있다니
놀라움이고 감사함이다.
은혜의 정이 깃든 이 작은 사건이여!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 따라 훨훨 날아
미국 전역으로, 전 세계로 날아가 번져
정이 메마른 한국교회에도 역수출하기 기도한다.
-내쉬빌 한인교회에서(2019.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