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노래 (7)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폭염 식혀주는 계곡 물소리 만나러 지리산 청학동 들어서니 서당 훈장은 바람나 대처大處로 줄행랑쳐도 물소리만은 여전하다. 그런데, 산등성이 바라보니 푸른 소나무들 어데 가고 천둥벌거숭이 그대만 땡볕에 땀 흘리고 있다. 누가 천둥벌거숭이 그대 푸른 옷 훔쳐가 이 무더운 여름 고생하게 만들었는가? 그대는 카인이 아벨을 죽여 그대에다 파묻기 전부터 당신께서 가르치신 사랑과 용서만으로 우리를 품었는데 요즈음도 카인의 후예 나타나 누구를 미워하고 끝내는 죽여 파묻으려고 그대를 천둥벌거숭이 만들어 땀 뻘뻘 흘리게 만들었는가? 흐르는 계곡 물에 그대 몸이나 씻으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