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 한경직 목사(1902~ 2000) 벌써 오래 전, 1925년 내가 처음으로 공부하러 미국으로 갈 때였다. 당시 미국에 가는 배가 없어 일본으로 가 요꼬하마에서 배를 타고 17일 만에 하와이의 호놀루루 시에 도착했다. 며칠 경유지였다. 마침 그곳에 사는 친구의 마중을 받아 하와이 시내를 구경했다. 어느 작은 건물로 들어갔는데 현관에 ‘대한국민회 총본부’라고 한글로 쓴 간판이 있었다. 영어로 된 간판만 보다가 한글 간판을 보니 실로 반가웠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면에 태극기 두 개가 교차되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대한독립선언서’가 붙어 있었다. 뜻밖에 태극기를 보게 되니 내 마음이 너무 격하여 눈물이 앞을 가려 독립선언서를 읽을 수 없었다. 그때는 국내에서 태극기를 전혀 볼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