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태극기

유소솔 2022. 8. 23. 00:30

 

                   

 

                                       태극기

                                                                 - 한경직 목사(1902~ 2000)

 

벌써 오래 전, 1925년 내가 처음으로 공부하러 미국으로 갈 때였다.

당시 미국에 가는 배가 없어 일본으로 가 요꼬하마에서 배를 타고 17일 만에

하와이의 호놀루루 시에 도착했다. 며칠 경유지였다.

마침 그곳에 사는 친구의 마중을 받아 하와이 시내를 구경했다.

 

어느 작은 건물로 들어갔는데 현관에 ‘대한국민회 총본부’라고 한글로 쓴 간판이 있었다.

영어로 된 간판만 보다가 한글 간판을 보니 실로 반가웠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면에 태극기 두 개가 교차되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대한독립선언서’가 붙어 있었다.

뜻밖에 태극기를 보게 되니 내 마음이 너무 격하여 눈물이 앞을 가려 독립선언서를 읽을 수 없었다.

그때는 국내에서 태극기를 전혀 볼 수가 없던 때였다.

 

3.1운동 때에 태극기를 들고 나갔다가 매를 맞은 사람이 얼마나 되었던가.

또 옥에 갇힌 사람이 얼마였으며, 생명까지 잃은 사람도 그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길에서 높이 꽂힌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것을 볼 때마다

무한한 감격과 감사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 독립이 되고 국권이 회복된 까닭으로 이 기쁨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 아닌가.

 

나는 특별히 우리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말한다.

조국이 얼마나 귀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조국이 바로 서고 잘 되고 발전하여야 우리 국민 하나하나도 바로 살 수가 있다.

 

조국을 위해 기도하라.

조국을 위해 봉사하라.

조국의 위기에 생명까지 바칠 각오를 새롭게 하자.

 

옛 이스라엘의 한 애국자는 나라가 망해 포로가 된 신세를 이런 시구로 남겼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 진대 내 오른 손이 그 재주를 잃을 지로다.”(시 13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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