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중물 되어

유소솔 2024. 7. 5. 00:00

 

 

                                          오인숙(한국기독교문학상)

 

지하수마중하러 가는

물줄기 손잡고 올라와

목마른 길손 갈증 풀어주고

시든 꽃밭적셔 주리라.

 

찬란한 위의 세상

애타게 그리워도

잡아주는 없어

연못으로 고여 있는 사랑

 

표현하고 나눌 길 없어

답답하고 음침한 곳에서

홀로 흘리던 눈물

이제 드러내어 함께 울자

 

나는 한 바가지 마중물 되어

가슴에 고인 사랑 길어 올려

푸서리 메마른 곳

정겨운 시내

흐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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