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서울대 명예교수)
눈물로 눈을 씻어내며 눈물을 흘려본 이는
인생을 아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길의 험준하고 뜻있고
값진 피땀의 노력을 아는 사람이며,
고독한 영혼을 아는 사람이며,
이웃의 따사로운 손길을 아는 사람이며,
가녀린 사람끼리 기대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귀하게 평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물로 마음을 씻어낸 사람에게는
사랑이 그의 무기가 됩니다.
용서와 자비를 무기로 사용할 줄 압니다.
눈물로 씻어낸 눈에는 神의 존재가 어리비치웁니다.
강팍하고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눈에는
神의 모습이 비쳐질 수 없지만,
길고 오랜 울음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가치를 아는 눈에는
모든 목숨이 고귀하게 보이고,
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볼 줄 아는 눈은
이미 神의 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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