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나보다.
입춘 지났으나 영하의 날 잦더니
지난밤 자고나니 세상이 환하다.
누구의 사신使臣인가
상록수 잎마다 흰 꽃 피우고
헐벗은 나무마다 흰 털옷 입히고
얼어 죽은 나무엔
흰 조화弔花 단장하여
장례식을 치러 주는 걸 보니...
봄눈 신호로 꽃바람 달려와
나무마다 이름 불러 순 틔워
연두 빛 춤을 추면
어느새 나타난 새떼들
각가지 고운 목소리로
봄맞이 노래 부르리니
이제 마스크 벗어 던지고
웅크린 기지개 길게 펴면서
함께 생명의 노래를 부르고 싶네.
함께 덩실덩실 은혜의 춤, 추고 싶네.
- 월간 창조문예(2021.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