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문(녹색문학상)
가을이면 나무들은 그림을 그리는가.
빨강, 노랑, 다갈색......
조화로다, 조화로다
황홀한 색감의 조화여
가을이면 나무들은 시를 쓰는가.
소슬바람에 한 잎, 두 잎
스스로를 하나 둘 떨구어 가며
가는 세월의 시를 쓰는가.
가을이면 산과 들은 시화전을 하는가.
보이지 않는 손길의 붓과 물감과 글씨로
그림과 시를 이루곤
우리의 가슴까지 캔버스로 만드는
감동적인 예술가가 되는가.
그래서 우리는 가을이 다가도록
가득한 느낌의 시간에 젖어 살다가
겨울바람이 오는 길목에서
가슴 설레며 울먹이는
마지막 수업의 학생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