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초 명칼럼 "잠은 솔솔"

유소솔 2025. 5. 19. 00:00

 

 

                                                   이어령 교수(1934-2022)

 

은 아무 소리도 없이 오는데

사람들은

솔솔 온다고도 하고

살살 온다고도 하고

 

은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내리는데

사람들은

펑펑 내린다고도 하고

사락사락 내린다고도 하고

 

는 아무 소리도 없이

하늘에서 날고 있는데

사람들은

새가 훨훨 난다고도 하고

새가 씽씽 난다고도 하고

그러나 나도 들을 수가 있어요.

 

내가 엄마에게 뽀뽀를 할 때

엄마 가슴이 뛰는 소리를

내가 아빠에게 뽀뽀를 할 때

아빠 가슴이 뛰는 소리를

 

처럼 솔솔

처럼 펑펑

처럼 훨훨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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