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교수(1934~2022)
시골의 어머니가
군대에 간 아들을 보려고 찾아 오셨습니다.
아직도 따뜻한 떡 보자기를 받아든 아들은
목이 메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던 아들은
그동안 아껴두었던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떠나는 어머니의 짐 속에 몰래 넣어 드렸지요.
어머니를 배웅하고 돌아와
떡 보자기를 펼치니
급할 때 용돈으로 쓰라는
어머니의 짧은 사연과 함께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끼워져 있었지요.
아들은 어머니에게 만 원을 드렸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만 원을 주었으니
주고받은 금액을
숫자로 계산해 보면 0원이 되지요.
그러나
어머니는 분명 아들에게서 만 원을 받았고
아들은 분명
어머니에게서 만 원의 용돈을 받은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GDP의 통계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
사랑의 계산법입니다.
어머니도 아들도
그날 지금까지 없던
새 만 원 지폐 한 장이 생긴 것이지요.
정情과 사랑까지 계산하는
국내 총생산에는
분명 이만 원이 더 증가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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