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대림절 넷째주일: ‘사랑의 촛불’을 켭니다

유소솔 2025. 12. 21. 00:00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묻습니다.

“올해 나는 무엇을 이루었는가?”

그런데 신앙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올해 나는 누구를 사랑하며 살았는가?”

대림절 네 번째 촛불은 흔히 ‘사랑의 촛불’이라고 부르는데, 이 촛불은 우리 삶의 ‘관계의 온도’를 점검하게 만드는 상징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거창하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선물, 거대한 이벤트, 극적인 헌신 등 사람마다 다르며 또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인생을 돌아보면, 사람을 살리는 사랑은 언제나 ‘작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성탄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는 사랑이 화려한 왕궁이 아닌, 세상의 변두리 마구간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사랑이 향하는 방향’을 보여 줍니다.

세상은 늘 위를 바라보며, 더 높고 화려한 곳으로 향하지만, 하나님사랑그늘진 자리, 놓치기 쉬운 자리, 주목받지 못하는 자리를 향해 내려갑니다.

사랑은 언제나로 올라가는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는 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성탄은 말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우리는 사랑‘해야만 하는 의무’가 아니라 ‘이미 받은 것을 나누는’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완벽하지 않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 내 엉킨 삶의 역사 가운데서도 조용히 동행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또한 누군가를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의 지금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속에서 조용히 써 내려가실 이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열립니다.  대림절 마지막 촛불 앞에서, 이런 기도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주님, 연말의 분주함 속에서 사랑을 가장 늦게 미루는 자, 되지 않게 하소서.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마음이 지쳤다며 사랑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게 하소서.

오늘 어느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 하나라도 실천하게 하소서.”

 

대림절 네 번째 촛불이 모두 켜졌을 때 기다림의 시간은 끝나 가지만, 사랑으로 살아갈 시간이제부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일터, 그리고 일상의 자리에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조용하지만 깊게 스며들기를 축복합니다.

오는 성탄달력의 한 날이 아니라, 우리의 에서 사랑이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첫날’이 되길 바랍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