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마지막 주일은 받은 은혜를 확인하는 시간

유소솔 2025. 12. 28. 00:00

 

󰋮 The 행복한 생각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우리는 ‘정리’라는 단어 앞에 섭니다.

달력은 마지막 장을 넘기며, 가계부는 결산하고, 휴대폰 사진들은 정리합니다.

정리는 단순히 ‘정돈’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붙들고 살아왔는지 확인하는 것이므로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질문을 던집니다.

 

“올해 너는 무엇을 사랑했느냐?”

“무엇이 너를 살게 했고, 무엇이 너를 무너지게 했느냐?”

 

정리는 늘 가볍지만은 않아, 감사가 떠오르다가도 후회가 고개를 듭니다.

놓친 기회, 상처 준 말, 무너진 결심, 끝내 해결하지 못한 갈등….

우리는 종종 연말‘성적표의 시간’처럼 느낍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서는 일이 기쁨이 아니라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성적표만을 보는 심판관이 아닙니다.

따뜻한 손으로 먼저 우리를 안아주시는 사랑아버지입니다.

따라서 연말“너는 실패했다”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있다”하나님음성을 다시 듣는 자리입니다.

 

성경시간‘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은혜로 채워지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구름처럼 빠르게 지나갔지만, 하나님께는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의 눈물도, 지친 날도, 기도빈자리도 아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가 가장 약해진 자리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십니다.

 

2025년 마지막 주일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리는 이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붙들었는가”보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붙드셨는가”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실을 자랑하는 결산이 아니라, 주님인내찬양하는 결산입니다.

공로를 세는 계산이 아니라, 은혜흔적을 세는 감사입니다.

 

성도 여러분, 새해결심으로 시작되지만, 믿음은혜로 지속됩니다.

우리가 2026년을 맞이하며 더 큰 목표를 세우기 전에, 먼저 더 깊은 자리에서 주님께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관계가 깨어졌다면 화해의 방향으로 한 걸음, 마음이 굳어졌다면 기도의 자리로 한 걸음, 말씀이 멀어졌다면 하루 10분이라도 다시 펼치는 한 걸음 등 큰 변화는 언제나 작은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올해의 마지막 문턱에서, 주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수고했다. 잘 버텼다. 이제 내 을 다시 새롭게 잡자.”

올해의 끝이 믿음의 끝이 아니라, 은혜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삶이 새해에도 “주님이 붙드시는 삶”으로 더 단단해지기를 축복합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