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엄기원(1937-2025, 한국문학상)
차가 씽씽 달리는
아스팔트 큰길보다
나는 산골 오솔길이 좋다.
울퉁불퉁 꼬불꼬불
풀뿌리 돌부리 길로
사람도 조심조심 가고
소도 느릿느릿 가는
햇볕이 사르르
놀러오는 길
개미들이 줄지어 다니고
벌레가 살금살금 지나다니고
이따금 산새들이 맨발로 걸어보는
차가 없어 조용한
오솔길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