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5월이 가는 날

유소솔 2021. 5. 31. 11:28

                                                         

                                                                     

 

5월이 마지막 가는 날

우리 집은 모두 물음 투성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

- 저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잖아요?

 

나의 시무룩한 물음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

- 내가 좋아하는 계절의 여왕이 가잖아요?

 

중학생 오빠의 아쉬워하는 물음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요?

- 6월에도 5월처럼

 서로 사랑하며 지낼 수 있을까?

 

아빠가 무언가 섭섭해 하듯 물으신다.

 

- 우리 모두 왜 그래요?

  하느님은 5월이 가면 우리에게

  더 좋은 6월을 보내려고 준비하시는데

  그걸 몰라요?

 

이상한듯 엄마가 되려 물으신다.

 

- 아, 그게 무엇인데요?

 

식구들이 한 목소리로 묻는다.

                                                                                                                                   

- 유월에는 찔레꽃, 백일홍, 다알리아,

  연산홍, 로즈제라늄, 노루오줌꽃이 필거고

 

- 아름다운 여왕이 가면

  힘찬 청년 같은 6월이 올 거고

 

-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계절이 가면,

  아주 살기 좋은 가을이 조금씩 오고 있어요.

 

엄마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 엄마, 나는 노루오줌꽃이 보고 싶어요.

- 어머니, 나는 6월에 힘찬 청년으로 자라겠어요.

- 여보, 내가 이번 유월에는 우리 집이

  5월보다 더 사랑의 꽃동산이 되게 기도할 게요.

 

그리고 모두 한 마디씩 웨쳤다.

 

- 나는 우리 집의 꽃

- 나는 우리 집의 별

- 나는 우리 집의 왕

 

그러자 엄마의 마지막 한 마디

 

- 나는 우리 집의 여왕

  이 가정 영원히 떠나지 않은 여왕!

 

5월이 마지막 가는 날

우리는 더 좋은 유월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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