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누구일까. 2

유소솔 2021. 4. 5. 23:09

                                                                            

    - 살기 좋은 세상

 

해가 그리운 날

하늘엔 구름만 잔뜩 끼고

추운 바람에 벌벌 떠는 날

해가 뜨지 않아 미웠다.

 

봄 방학에

엄마와 함께 떠난 제주 여행

오늘도 구름만 가득 낀 날

해가 뜨지 않아 기분이 별로였다.

 

비행기 타고 창가에 앉아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창문 케텐 잠시 열어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창밖에는 환한 햇빛 가득한 세상

흰 눈이 가득 쌓여 눈이 부셨다.

 

- 엄마 저 하얀 눈 좀 보세요.

“그건 구름 이란다.”

- 저게 구름이라고요?

“해는 날마다 뜨고 환하게 비추는데

 저 구름들이 막아 오늘 흐린 날이었지.“

- 아, 그렇구나.

 

나는 비로소

해의 고마움을 알았다.

비행기 타기 전 불평한 게 부끄러웠다.

 

매일 세상을 비추기 위해 밝게 뜨는 해

저 구름들이 가로 막아도 화 내지 않고

구름들이 물러갈 때까지 참고 기다리다

 

환한 빛으로 세상을 밝게 하고

추위를 몰아낸 따뜻한 볕으로

모든 생물들 쑥쑥 자라게 한다.

 

그렇다고 구름도 미워하지 말자

여름엔 구름 있어 더위 막아주고

가끔 비도 내려 가뭄을 이기게 하니

 

아, 살기 좋은 세상

모두 해의 고마움이다.

모두 구름의 고마움이다.

모두 바람의 고마움이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 있는 건

모두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것

쓸데 없는 것 하나도 없으니

 

이렇게 좋은 세상 지으신 분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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