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견우직녀가 만나는 날

유소솔 2021. 8. 13. 23:36

 

오늘 아침 달력을 보다

8월 14일 밑에 작은 글자(7.7)

알고 보니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문득 2학년 때 선생님께 들은 얘기

하루 전날 들려준 견우와 직녀 이야기

어떤 아이들은 눈물까지 흘렸었는데...

 

견우는 매일 소로 밭갈이 하는 총각

직녀는 매일 베로 옷감을 짜는 처녀

이들이 일하는 것으로 하늘나라 사람들이

매일 음식을 먹고, 고운 베옷을 입었는데

 

은하수 사이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두 사람

서로 좋아하다 하느님이 알고 결혼시켰는데

일하지 않고 한 달 동안 늘 함께 있으니

하늘에 양식이 떨어지고 옷감도 동이 나

 

하느님은 벌로 은하수 사이에

다시 서로 멀리 떨어져 살게 하시니

그들이 서로 그리워 날마다 흘리는 눈물이

많은 이슬로 땅에 떨어졌단다.

 

그들이 간절히 기도하자, 불쌍히 여기신 하느님

일 년에 하루만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하셨으니

그날이 바로 음력 7월 7일 밤

서로 그리다가 일 년에 딱 한번 만나는 날

그러나 은하수를 건널 수 없어 그들이 울고 있을 때

 

이를 알게 된 까치까마귀들이 모두 모여

서로 꼬리를 물고 긴 하늘 다리가 되어 주어

서로 건너가 만날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까치와 까마귀가 만든 다리 오작교(烏鵲橋)

그래서 이튿날 까치 까마귀들 머리가 벗겨졌다는 얘기.

 

- 내일 일찍 일어나 맨머리 까치나 까마귀를 보아야지.

그때 나는 그렇게 결심했으나 이를 어째?

방학 늦잠버릇에, 얼른 깨어나 창문을 열었지만

앞 나무에 오던 까치 까마귀들, 하나도 보이지 않았네.

 

- 내년엔 일찍 일어나 꼭 맨머리 까치, 까마귀 보아야지.

이런 결심 몇 차례나 했으나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해

이제는 이날마저 아예 잊어버린 먼 전설의 이야기였네.

 

그러나 이 얘기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 하나.

- 누구나 간절한 그리움이나 기도에는

  하느님의 감동이 반드시 있다는 것.

                            -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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