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철이와 의사 아빠

유소솔 2022. 2. 5. 00:05

따뜻한 봄날

마당가 벤치에 앉아

철이가 엄마하고 얘기합니다.

 

“철이는 누가 좋아?”

- 엄마 좋아

 

“또 누가 좋아?”

- 할미 좋아

 

“아빠는?”

- 아빤 싫어.

 

“왜 아빠 싫어?”

- 아빤, 침으로 아프게 하잖아?

 

“그건 너 감기 낫게 하는 거야”

- 그래도 아빤 싫어!“

 

세 살 난 철이가

어쩌다 감기 걸려

아빠 병원에 가면

 

아빠가 철이 엉덩이에

손수 주사를 놓은 게

싫은가 봅니다. 아파서

 

그래서일까?

아빠가 저녁에 들어 오시면

엄마 뒤에 숨었다, 자꾸 달래면

“으앙-하고 그만 울어버립니다.

 

몇 달 후 겨울

철이에게 또 감기가 와서

엄마 등에 업혀 아빠병원에 갔지요.

 

오늘 따라 아빠는 보이지 않고

예쁜 간호사 누나가 와서

철이 엉덩이에 아픈 주사를 놨어요.

 

“으앙-”

철이가 악을 쓰고 울자

기다렸다는 듯 아빠가 나타났어요.

 

“오, 우리 철이 왜 울어?

- 아빠, 저 누나가 아프게 했어”

“에이, 누나 나쁘구나.”

 

- 아빠, 저 누나 때려줘”

“그래, 저 누나 나중에 때려줄게,

 우리 철이 아프게 한 누나는 나쁘지.“

 

아빠는 주사 맞은 철이 엉덩이 보며

“우리 철이 얼마나 아플까?”하고

‘호호’하고 불었어요.

 

그 때 예쁜 누나가 웃으며 나타나자

- 아, 아빠!” 하며 놀란 철이가

자기도 몰래 아빠 품에 안겼지요.

 

어느새 창밖에는

밝고 따뜻한 가 웃으며

성큼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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