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마당가 벤치에 앉아
철이가 엄마하고 얘기합니다.
“철이는 누가 좋아?”
- 엄마 좋아
“또 누가 좋아?”
- 할미 좋아
“아빠는?”
- 아빤 싫어.
“왜 아빠 싫어?”
- 아빤, 침으로 아프게 하잖아?
“그건 너 감기 낫게 하는 거야”
- 그래도 아빤 싫어!“
세 살 난 철이가
어쩌다 감기 걸려
아빠 병원에 가면
아빠가 철이 엉덩이에
손수 주사를 놓은 게
싫은가 봅니다. 아파서
그래서일까?
아빠가 저녁에 들어 오시면
엄마 뒤에 숨었다, 자꾸 달래면
“으앙-”하고 그만 울어버립니다.
몇 달 후 겨울에
철이에게 또 감기가 와서
엄마 등에 업혀 아빠병원에 갔지요.
오늘 따라 아빠는 보이지 않고
예쁜 간호사 누나가 와서
철이 엉덩이에 아픈 주사를 놨어요.
“으앙-”
철이가 악을 쓰고 울자
기다렸다는 듯 아빠가 나타났어요.
“오, 우리 철이 왜 울어?
- 아빠, 저 누나가 아프게 했어”
“에이, 누나 나쁘구나.”
- 아빠, 저 누나 때려줘”
“그래, 저 누나 나중에 때려줄게,
우리 철이 아프게 한 누나는 나쁘지.“
아빠는 주사 맞은 철이 엉덩이 보며
“우리 철이 얼마나 아플까?”하고
‘호호’하고 불었어요.
그 때 예쁜 누나가 웃으며 나타나자
- 아, 아빠!” 하며 놀란 철이가
자기도 몰래 아빠 품에 안겼지요.
어느새 창밖에는
밝고 따뜻한 해가 웃으며
성큼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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