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마지막 가는 날
우리 집은 모두 물음 투성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
- 저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잖아요?
나의 시무룩한 물음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
- 내가 좋아하는 계절의 여왕이 가잖아요?
중학생 오빠의 아쉬워하는 물음이다.
- 5월이 가면, 난 어쩌지?
- 왜요?
- 6월에도 5월처럼
서로 사랑하며 지낼 수 있을까?
아빠가 무언가 섭섭해 하듯 물으신다.
- 우리 모두 왜 그래요?
하느님은 5월이 가면 우리에게
더 좋은 6월을 보내려고 준비하시는데
그걸 몰라요?
이상한듯 엄마가 되려 물으신다.
- 아, 그게 무엇인데요?
식구들이 한 목소리로 묻는다.
- 유월에는 찔레꽃, 백일홍, 다알리아,
연산홍, 로즈제라늄, 노루오줌꽃이 필거고
- 아름다운 여왕이 가면
힘찬 청년 같은 6월이 올 거고
-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계절이 가면,
아주 살기 좋은 가을이 조금씩 오고 있어요.
엄마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 엄마, 나는 노루오줌꽃이 보고 싶어요.
- 어머니, 나는 6월에 힘찬 청년으로 자라겠어요.
- 여보, 내가 이번 유월에는 우리 집이
5월보다 더 사랑의 꽃동산이 되게 기도할 게요.
그리고 모두 한 마디씩 웨쳤다.
- 나는 우리 집의 꽃
- 나는 우리 집의 별
- 나는 우리 집의 왕
그러자 엄마의 마지막 한 마디
- 나는 우리 집의 여왕
이 가정 영원히 떠나지 않은 여왕!
5월이 마지막 가는 날
우리는 더 좋은 유월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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