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유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 밝아져라
- 밝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들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때마다
싱싱한 잎사귀도 돋아난다고
유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자꾸 따라오라고
자꾸 말을 걸어오네요.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키워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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