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 이육사(1939년 작)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유안진) (0) | 2021.07.19 |
---|---|
여름을 노래하는 매미소리 (0) | 2021.07.09 |
유월의 장미 (0) | 2021.06.14 |
광고지 (0) | 2021.06.12 |
첫 치마 (0) | 2021.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