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한 여름날 오후

유소솔 2021. 7. 13. 23:26

                                                

 

심술쟁이 바람이

갓난아기 기저귀들

공중에 팔랑팔랑 휘날려 보지만

 

빨래 집개들이

마음 단단히 먹고

아기 기저귀 꽉 물고 버티며

 

- 예쁜 우리 아기 것

  어림없지, 어림없어!

 

큰 바람은 그만 힘이 빠져

멀리 도망 가버리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이는

 

꽃과 아이들이

싱싱하게 자라나는

너무도 푸른 하늘

 

하나님

미소하시는

한 여름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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