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산다

유소솔 2022. 6. 28. 00:06

 

       

            산골에 산다

                                          - 오인숙

 

종소리가 외딴 집까지

까치발 들고 날아가는 곳

군불 때는 연기

마을을 한 바퀴 돌고도

주춤주춤 떠나지 못하는 곳

 

새벽마다

한 폭 산수화 되는 마을

불면의 밤마다

우황 든 황소처럼

웅웅 산우는 소리 들리는 곳

 

기둥에 박힌 오래된 인양

녹물로 일기를 쓰며

토라진 애인 달래 듯

적막의 등 다독거리며

산골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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