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엔

유소솔 2022. 11. 21. 00:06

 

 

                                    -  최은하(1959년 자유문학 등단)

 

가을

그림자를 훤히 들여다보게 하십시오

 

버릴 것은 샅샅이 찾아내어

버리게 하시고

아무런 무게 없이

눈부신 날개만 달게 하십시오.

 

스스로 미망으로부터

헤어 나오게 하시고

돌려 제시간을

정확히 알아차리게 하십시오.

 

가을

가벼이 안경을 벗고

들게 하십시오. 깊이

잠들에 하십시오, 바다 한 가운데

그 품속으로

 

지내온 날들의

지울 수 없는 이야기를 골라

홀로 따습게 가진하게 하십시오.

이 깊은 가을 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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