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은 행복하다. 그를 생각만 해도 마음이 셀레인다. 혹시 기다리다 지친다 해도 짜증부리지 않고 그가 오지 않을지라도 원망하지 않으리라 언잰가 반드시 만날 그날을 위해 내 삶을 더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은 행복하다. 그를 생각만 해도 초록빛 그리움이다. - 소솔 제1시집에 (2013) 수록 시 2019.01.21
담쟁이 담쟁이 손도 없고 발도 없는데 잘도 기어오른다. 이건 너무 높다고 내겐 너무 어렵다고 모두들 투정부리는데 저건 어림없다고 내겐 너무 힘들다고 모두들 포기를 하는데 담쟁이는 오늘도 말없이 기어오른다. 한없이 높은 벽을 담쟁이는 언제나 앞으로 나아간다. 끝없이 험한 길을 - 기독교문학(1998. 6. 14) 게재 - 소솔 제1시집에 수록(2013) 시 2019.01.21
가난한 사람들 겨울날 볕이 좋은 날이면 난방비 아끼느라 추운 집 떠나 양지바른 곳을 찾는 할아버지들 서넛 아파트 담장 아래 길거리 옆엔 털모자 두터운 옷 입은 할아버지들 각자 접는 의자 하나씩 들고 와 앉아 정치, 경제가 어떻고 얘기하며 소일한다. 길가의 작은 공원 긴 벤치엔 목도리와 옷 껴입은 할머니들 서넛 나란히 앉아 햇볕을 쬐며 이집, 저 집 얘기로 세월을 보낸다. 겨우내 지하방에서 햇빛 그리운 사람들 온 세상에 골고루 널리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끽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너희 것이다”* *(눅 6: 20) - 상록수문학(2017, 여름호) 시 2019.01.21
새해의 기원 돌과 바위에 짓눌리면서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는 개나리처럼 검은구름에 시달리면서도 맑고 푸름을 잃지 않는 하늘처럼 흙탕물에 더렵혀지면서도 물고기들 싱싱하게 길러내는 바다처럼 새해에는 그렇게 살게 하소서. - 활천문학회 카렌다의 시(2019) 시 2019.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