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볕이 좋은 날이면
난방비 아끼느라 추운 집 떠나
양지바른 곳을 찾는 할아버지들 서넛
아파트 담장 아래 길거리 옆엔
털모자 두터운 옷 입은 할아버지들
각자 접는 의자 하나씩 들고 와 앉아
정치, 경제가 어떻고 얘기하며 소일한다.
길가의 작은 공원 긴 벤치엔
목도리와 옷 껴입은 할머니들 서넛
나란히 앉아 햇볕을 쬐며
이집, 저 집 얘기로 세월을 보낸다.
겨우내 지하방에서 햇빛 그리운 사람들
온 세상에 골고루 널리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끽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너희 것이다”*
*(눅 6: 20)
- 상록수문학(2017,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