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유소솔 2019. 1. 21. 14:57

 

 

 

          
겨울날 볕이 좋은 날이면
난방비 아끼느라 추운 집 떠나
양지바른 곳을 찾는 할아버지들 서넛

아파트 담장 아래 길거리 옆엔
털모자 두터운 옷 입은 할아버지들
각자 접는 의자 하나씩 들고 와 앉아
정치, 경제가 어떻고 얘기하며 소일한다.

길가의 작은 공원 긴 벤치엔
목도리와 옷 껴입은 할머니들 서넛
나란히 앉아 햇볕을 쬐며
이집, 저 집 얘기로 세월을 보낸다.

겨우내 지하방에서 햇빛 그리운 사람들

온 세상에 골고루 널리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끽하는 사람들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너희 것이다”*

                            *(눅 6: 20) 

 

- 상록수문학(201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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