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

밥 같은 사람이 되거라

밥 같은 사람이 되거라 - 김 산 누구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싫어 결혼까지 했다는데 아들아 넌 혼자서 밥을 먹거라 아니 가끔은 애써 쓸쓸하게 먹어라 고독하게 먹고 눈물 흘리며 먹고 더운 김에 얼굴 쐬이며 먹거라. 그 대신 밥의 눈물만은 기억하거라 밥의 뜨거운 영혼만은 꼭꼭 씹어가며 먹어라 그래서 생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너에게 기꺼이 밥이 되어 준 그들의 얼굴을 떠올려라 외로움에 허기져 널 찾아오는 이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어 주거라.

우리 고모부는

우리 고모부는 5 형제 중 막내였다 한다. 자랄 때에는 엄마 아빠에게 귀염 받았으나 형들의 잔심부름 도맡았다 한다. 할아버지 첫딸 고모와 결혼하신 후 명절 때 우리 가족이 모이면 제일 먼저 달려와 이일 저일 시키신다. 우리 아빠나 작은 아빠가 “매형!“하고 부르면 형님 소리 처음 들어본다며 좋아하신다. 우리 가족 중에서 할아버지 말고는 제일 큰 어른 되신 게 무척 좋으신가 보다.

동시 2020.11.25

우리 고모는

우리 고모는 3남매의 제일 큰딸로 자라면서 동생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한다. 그런데 지금은 5형제 중 막내한테 시집 가 명절 때 가족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상차림 준비하고 고모부들한테 ‘아주버님’이라고 깍듯이 존댓말 한다고 한다. 우리 아빠가 “누나 많이 변했네?”하면 “내 소원이 오빠 언니 있었으면 했는데 많이 생겼으니 나, 결혼 잘 한 거지?“한다. 결혼이란 게 참 이상하다. 아니, 참 재미있는 것 같다. - 계간 아동문학세상(2012 여름)

동시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