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

3월

나태주(인기 시인)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 구나 오고야 마는 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 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 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를 내보라고 조르는 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 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 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2024.03.04

3월

- 오세영(서울대 명예교수) ​흐르는 계곡 물에 귀 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 만발한 진달래 꽃술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 ​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