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1970 등단, 수녀시인)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넣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선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