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봄맞이 꽃 여왕

유소솔 2021. 1. 16. 14:50

세상이 처음 열리던 그 옛날

환하고 따뜻한 빛이 쏟아져

어둠과 추움이 사라지고

 

봄 왕자 오신다기에

서로 먼저 맞으려고

꽃들이 경쟁했어요.

 

벚꽃과 개나리가 열심히

진달래와 철쭉도 열심히

서로 먼저 잎 피우려고 힘썼어요.

 

잎을 먼저 피워야

꽃을 피울 수 있고

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는 사이

목련꽃이 얼른 꽃을 피웠어요.

 

봄 왕자가 그리워 급히 맞으려다

잎 피우는 것 깜빡 잊고

먼저 꽃을 피웠으니, 이를 어쩌나?

 

- 넌, 엉터리다

- 잎 없이 핀 꽃은 꽃이 아니다

- 잎보다 먼저 꽃피우는 건 잘못이다.

 

꽃들의 아우성 속에

눈보다 흰 속살을 들어내고

수줍은 소녀처럼

환한 미소만 머금은 목련꽃

 

마침내 봄 왕자가 찾아와

따뜻한 손길로 안아주며

목련꽃 머리에 하얀 꽃관을

살 풋 얹어주었어요.

 

- 왕자님, 목련꽃은 잎이 없어요.

- 잎보다 먼저 꽃피우는 건

  규칙 위반이쟎아요?

 

시샘을 하는 꽃들의 항의에                                                         

봄 왕자는 슬며시 웃으며 말했어요.

 

“잎을 피우지 않고

먼저 꽃을 피운 건 이상하지만

나를 무척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지요.

봄은 무엇보다 사랑의 계절이거든요“

 

그래서 목련꽃은

봄맞이꽃이 되었어요.

봄맞이 꽃 여왕이 되었지요.

무엇보다 사랑이 제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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