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훈(1946-2024, 광나루문학상)
눈 내리는 날은
언제나 셀레임으로
가슴이 뛴다.
어머니의 포근한 마음이
대지를 품고
헐벗은 가난한 유년도
결코 춥지 않았다.
사람아
있어서 좋은가
없어도 좋다
우리가 서로에게 청결할 수 있다면
오늘 이 눈길은
다시 걸을 수 없는 마지막 길
남은 우리 삶의 처음 길이다.
눈 내리는 날은
언제나 설레임으로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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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 목사는 안산제일교회 원로목사로 시집과 칼럼집 등 10여권을 남겼다. 그는 이 시를 작년 11월 첫눈이
온 후 발표했는데, '오늘 이 눈길은 마지막 길'이라더니, 12월28일에 78세로 소천하셨다.(소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