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시간을 먹고 자란 사람들인데, 어릴 때는 몰랐습니다.
밥이 차려지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고, 옷이 깨끗한 것이 자연스러운 줄 알았습니다.
아프면 누군가가 밤을 새워 곁에 있어 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모든 것이 누군가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그 모든 것이 누군가의 포기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혼자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구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되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정체성 안에는 이미 부모의 이야기가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말투, 습관, 선택의 방식 하나까지도 우리는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어버이주일은 단순히 감사의 날이 아니라 ‘나의 뿌리를 돌아보는 날’입니다.
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누구의 시간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가?
이날,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 “나는 지금 누구의 시간이 되어주고 있는가?”에 답해야합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받는 사람’에서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부모가 되고, 누군가의 어른이 되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었지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삶 또한 누군가에게 기억될 시간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음 세대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시간으로 남게 될까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을 낳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기억’으로 남는 존재가 되는 것이며, 그 기억은 그 사람의 삶을 오래도록 방향 짓게 됩니다.
그래서 어버이주일은 과거를 향한 감사와 미래를 향한 책임을 묻는 날입니다.
오늘, 잠시 시간을 내어 다음의 말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나는 지금까지 누구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는가.
- 그리고 나는 지금 누구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겸손히 기도하면서 돌아보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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