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망각의 존재로, 시간이 흐르면 아픔도 잊고 상처도 희미해집니다.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을 반복할 운명에 처한다.”
6월이 되면 우리는 6․25전쟁을 기억합니다.
전쟁을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의 비극을 붙들고 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시는 그런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전쟁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거대한 실패입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승자도 패자도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할뿐 아니라, 함께 밥을 먹던 가족을 갈라놓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울음소리로 바꾸어 놓습니다.
전쟁은 건물을 무너뜨리기 전에 먼저 인간성을 무너뜨립니다.
6․25전쟁 역시 수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가족들은 생이별을 경험했습니다.
누군가는 부모를 잃었고, 또 자녀를 잃었으며, 전쟁이 끝났지만 상처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습니다.
전쟁은 총성이 울리기 전에 이미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태도, 대화보다 힘을 선택하는 순간 전쟁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평화는 서로를 존중하는 능력이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함께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평화는 힘이 약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서 만들어지며, 상대를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사람이 평화를 만듭니다.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우리 주변에도 크고 작은 갈등이 존재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가장 작은 시작은 국제회의가 아니라 곁의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입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일터에서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일입니다.
6․25를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를 붙들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전쟁을 기억하는 것은 미움을 배우기가 아니라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화해와 용서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평화는 먼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마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평강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성경이 말하는 평화는 단순한 정전 상태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될 때 진정한 평화가 시작됩니다.
이 평화로 가득한 한 주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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