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맥추절은 전반기 감사와 후반기를 주께 맡기는 믿음의 날

유소솔 2026. 6. 28. 00:00

 

 

 

 

 

달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한 해한복판에 서 있음을 발견합니다.

다음 주일은 맥추감사주일로, 우리를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날입니다.

이 자리까지 우리를 이끌어 오신 손길을 조용히 돌아보는 날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정착한 가나안에서 첫 이삭을 거두어 하나님께 올려 드렸는데, 이는 풍요로운 수확에 대한 단순한 기쁨표현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결실의 뿌리가 자신들에게 있지 않다는 겸허고백이었습니다.

감사는 언제나 그런 고백에서 시작되며, 내가 이루었다는 자랑보다는 내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인식에서 감사는 피어납니다.

 

지난 반년을 돌아보면, 기쁨결실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 도 있었지요.

이 뜻대로 이루어진 때도 있었지만, 기도에도 응답이 없던 날들도 있었지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손에 잡히지 않아 마음 아팠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은 늘 우리가 그린 지도대로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감사는 모든 일이 잘 되었다고 말하는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감사이해되지 않는 순간에서도 하나님임재를 믿는 신앙입니다.

철학자 폴 리쾨르‘인간의 삶을 이야기’로 보았는데, 한 장면만으로는 전체이야기를 알 수 없고, 고통스러운 단락도 긴 서사 안에서는 의미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넘어지지 않은 것은 우리가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우리를 붙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지친 날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 은혜가 이미 우리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 해후반기를 바라봅니다.

어떤 을 만나게 될지, 우리의 계획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아는 지식이 아니라, 미래를 붙들고 계신 분을 아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맥추감사주일은 한 해의 한 복판에 놓인 쉼표 같은 날입니다.

지나온 전반기감사하나님께 드리고, 후반기를 맡겨 드리는 날입니다.

이루어진 것에 감사하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하나님를 기다리면서 믿음으로 감사와 소망으로 맞는 맥추감사주일이 되시기 바랍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