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지도

유소솔 2026. 7. 22. 00:00

 

 

 

 

 

                                               

                                          윤동주(1917-1945)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훌훌히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줄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이 자꾸 내려 덮어 따라 갈 수도 없다.

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이 피리니,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이 내리리라.

                                                                         - 194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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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에 가끔 등장하는 순이(順伊)라는 여성은 시에서 엿보인 것처럼

마음속에만 그리는 사랑인지 모른다그러나 그녀가 정처없이 떠나므로 헤어진

슬픔을 내리는으로 표현해 눈물겹다. 1941년 그의 나이 24 때였다.(소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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