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소리

유소솔 2020. 11. 16. 22:17

                                             

 

유년시절.

서울에서 오신 젊은 목사님이

가끔 부는 트럼펫 소리

 

그 힘찬 나팔소리에 끌려

교회에 자주 찾아갔었다.

 

청소년 시절.

번화한 네거리를 걷다

갑자기 들려오는 나팔소리에

고개를 돌렸을 때

 

“십자가 군병들아

主 위해 일어 나 ---“

 

몇 사람 안 된 전도 팀에

그 목사님과 그 나팔이

둥둥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거기에 있었다.

 

그 날 이후

어느 거리에서나

어느 집회에서나

나팔소리가 들릴 때 마다

 

먼 훗날

천지가 진동震動할

하늘의 나팔소리를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잡다雜多한 세상소리에 두 귀를 막고

 

언젠가 하늘에서 들려 올

천사들의 나팔소리를 향해

조금씩 귀를 열고

 

나의 사명 찾아

힘차게 달려가련다.

 

                                      - 월간 활천(1991- 11)

                                      - 소솔 제1시집(2013) 수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오케스트라의 연주  (0) 2020.11.16
대숲의 합창  (0) 2020.11.16
가시  (0) 2020.11.16
호랑이와 토끼  (0) 2020.11.16
시소  (0) 202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