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께서 부르신다면
신석정(1907~1974)
가을에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노래(임승천) (0) | 2021.11.08 |
---|---|
이 가을에는(윤병춘) (0) | 2021.10.28 |
빈 의자 (0) | 2021.10.12 |
노릇노릇 가을볕에 (0) | 2021.10.11 |
시월엔 (0) | 2021.10.08 |